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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트와이닝' 혹은 '트와이닝스'라는 홍차를 마셔봤거나 적어도 브랜드의 이름은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매일 한 잔 이상의 홍차를 마시고 있고, 특히 트와이닝의 얼 그레이와 레이디 그레이 홍차를 매우 좋아합니다. 홍차로 대표되는 나라가 영국이고, 트와이닝 역시 영국 회사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트와이닝(Twinings)이라는 홍차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영국에서 차를 즐겨 마셨던 것은 아닙니다. 중국이나 인도 등 다른 나라와의 전쟁 및 교류 등으로 인해 찻잎이 수입되었고 그런 계기와 맞물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영국은 차를 가장 즐겨 마시는 나라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8세기 초에 영국에서는 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차를 취급하는 상인들의 수도 늘고, 차를 마시는 공간인 커피하우스의 수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지금으로 따지면 슈퍼마켓이나 마트에 해당하는 식품점이나 잡화점 같은 곳에서도 차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차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에 커피하우스가 아닌 각자의 집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토머스 트와이닝이라는 사람이 천칠백육 년도에 커피 하우스를 개업하게 됩니다. 그 커피 하우스의 이름은 톰스 커피 하우스라고 하네요. 이 시점에서 트와이닝이라는 독보적인 홍차 회사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토머스 트와이닝의 사업 수완이 꽤나 좋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톰스 커피 하우스의 위치가 아주 좋았다고 합니다. 개업 당시에 이미 수많은 커피 하우스가 즐비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른바 '커피 하우스 스트리트' 진입로 부근, 즉 매우 목 좋은 위치에 개업을 하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주변엔 귀족과 성공한 사업가 등 소위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라 입지가 아주 탁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와이닝의 톰스 커피 하우스에서는 여러 가지 음료를 판매했지만, 시대적 상황과 맞게 특히 차가 많이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첫 커피 하우스 개점이 성공적이자, 토머스 트와이닝은 두 번째 매장 개업을 준비합니다. 사실 오늘날의 트와이닝을 있게 한 결정적인 한 방이 바로 이 두 번째 커피 하우스, '골드 라이언'입니다. 골드 라이언이 소위 초대박을 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에는 커피와 차를 판매하는 커피 하우스에는 남성만 출입이 가능했고, 여성은 출입이 금지됐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토머스 트와이닝은 천칠백십칠 년도에 여성의 출입을 허용한 최초의 커피 하우스를 개업했고, 그곳이 바로 골드 라이언입니다. 골드 라이언이 생기기 전, 여성들은 찻잎을 사기 위해 남자(남편이나 남자친구, 혹은 남자하인)들을 대신 커피 하우스로 보내곤 했었기 때문에 불만이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골드 라이언이 생기자 여성들은 직접 커피 하우스에 방문하여 자신들이 직접 선호하는 차를 주문하고 마시는 여가활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그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토머스 트와이닝은 단순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차를 통하여 남녀평등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트와이닝 홍차가 그 당시부터 현재까지 홍차 마니아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비결은 다름 아닌 차의 품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남녀평등을 실현시켜 큰 인기를 얻었을지언정, 시대적 상황이 많이 바뀐 현재까지 단순히 그런 부분으로 오랫동안 인기를 끌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토머스 트와이닝 역시 그런 부분을 잘 꿰뚫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철학은 차의 품질, 즉 최상급 차만 취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의 고위층 또는 부유층 고객들에게 신뢰와 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현재 수많은 홍차 회사가 즐비하는 가운데에서도 명실상부 그 품질을 인정받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트와이닝은 당시 그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영국 왕실에 차를 납품할 수 있는 영광을 안게 됩니다. 또한 그 이후로도 차 수출 공로를 인정받아 왕실로부터 수출산업장려상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트와이닝은 현재까지도 토머스 트와이닝이 처음 창업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그의 직계자손들이 가업을 이어 280년 넘게 트와이닝을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차의 대표적인 나라 영국, 그 영국을 대표하는 차 브랜드 트와이닝은 영국의 차 역사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함께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