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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커피

녹차와 홍차, 그리고 블랙티?

블로그♭ 2017. 8. 15. 10:15



 안녕하세요. 오늘도 차(Tea)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왜 같은 차를 두고 홍차와 블랙티라는 두 가지 이름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계실지도 모르는 녹차와 홍차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도 해볼까 합니다. 


 '홍차'는 '붉을 홍(紅)'자를 써서 붉은 차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그런데 '홍차'를 영어로 하면 'Black Tea', 즉 검은색 차라는 의미가 되지요. '녹차'는 그 의미 그대로 'Green Tea'라는 영어 이름이 붙여졌는데, 왜 홍차만 의미가 서로 다른 이름이 붙게 되었는지 한 번쯤 의아하다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홍차의 영어 이름이 Black Tea 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서양 사람들은 홍차가 검은 색으로 보일 만큼 너무 진하게 우려 마셔서 블랙티인가 하는 혼자만의 추측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단 우리가 사용하는 '홍차'라는 이름의 어원은 얼핏 추측했을 때 중국에서 유래된 것 같지만 사실은 일본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19세기 중반에 어느 일본인이 유럽에 홍차를 수출하고자 했었답니다. 당시에 동양에서는 녹차의 인기가 높았지만 유럽을 비롯한 서양에는 홍차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는데요. 서양인들이 마시는 차의 색깔이 붉은 색이라는 의미에서 '홍차'라고 이름을 지었던 것이 우리나라에도 적용이 되어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당시 홍차를 블랙티(Black Tea)라고 불렀습니다. 이유는 홍차의 찻잎이 검은색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차를 두고 문화권에 따라 붉은 차와 검은 차로 명칭과 그 의미가 달라진 된 것이라고 합니다. 동양에서는 우려낸 차의 색에 초점을, 서양에서는 찻잎의 색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요. 


 참고로 예나 지금이나 서양에서 그냥 '차(Tea)'라고 부르는 것은 홍차를 의미하기 때문에 굳이 블랙티(Black Tea)라고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서양에서 레드티(Red Tea)라고 하면 홍차도 블랙티도 아닌 루이보스차(Rooibos Tea)를 의미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서양의 카페나 찻집에서 레드티를 주문하면 의도와는 전혀 다른 차를 마셔야 될지도 모릅니다. 


 한편, 동양에서는 (물론 다양한 차를 마시지만 그래도) '차(Tea)'라고 한다면 가장 보편적이고 대표적인 것이 녹차(Green Tea)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녹차와 홍차가 같은 찻잎으로 만들어 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즉, 그 근본으로 따졌을 때 녹차와 홍차는 같은 차라고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차와 홍차는 모두 차나무의 잎으로 만들어 지는데요, 차나무의 잎이라 찻잎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차나무는 품종에 따라 조금씩 특성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차나무는 차나무 이고, 그 잎으로 녹차와 홍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원료가 같은 것이지요. 다만, 가공법이 서로 다른 것이라고 합니다. 녹차는 찻잎, 즉 차나무의 잎을 발효하지 않고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엽록소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차를 우렸을 때 녹색을 띄는 것입니다. 반면, 홍차는 80% 이상을 발효시켜서 만들기 때문에 차를 우리면 붉은 빛이 도는 것입니다. 녹차는 탄닌(타닌, Tannin)이 적고 질소가 많이 포함된 차나무의 품종인 '중국종(소엽종, 대엽종)'이 좋고, 홍차는 탄닌이 많은 인도의 '아샘종(아쌈, Assam)'의 차나무가 좋다고 합니다. 예전 포스트에서 소개해 드렸던 립톤에 관한 이야기에서, 립톤이 홍차의 보편화를 위해 자체 생산(재배)을 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요. 그때 생산했던 차의 품종 역시 '아샘종'입니다. 


그런데, 차나무 잎을 녹차와 홍차의 중간 정도만 발효시킨 차도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텐데요. 바로 우롱차입니다. 즉, 녹차와 홍차, 그리고 우롱차는 가공법(발효)만 다른 것이지 같은 원료(차나무의 잎)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차나무의 잎은 제조(가공) 과정에 따라 녹차, 홍차, 그리고 우롱차로 나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상 녹차와 홍차의 어원 및 차이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녹차 특유의 풋내 같은 풀잎냄새를 좋아하지 않아서 홍차를 즐겨 마시는데요, 우롱차도 가끔 마시곤 합니다. 우롱차를 마실 때마다 발효의 정도만 달라졌을 뿐인데 홍차와 우롱차의 맛과 향이 너무나 달라서 신기했는데요. 여러분도 홍차와 우롱차, 그리고 녹차의 맛과 향의 차이를 음미하면서 바쁜 생활 속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기원하며, 오늘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